깊게 생각하고 깊이 깨달은 것들

#CP1. 졸업 전 나의 삶

때는 고등학교 3학년 이었습니다. 여느 수험생과 같이 수시와 정시를 준비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우여곡절 없었을 것 같았던 그때엔 집안의 입김이 학생인 나를 차갑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없었고 그저 주어진대로 살았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 가족의 입김은 차가웠지만 나를 움직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입김인 경기대학교 화학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전도 유망한 과에 가야 취업이 잘 될 것이고 편하게 살 수 있다며 말씀해주신 부모님 덕이라 생각했습니다. 입학한 걸 자축하며 학생으로서의 신분을 다하려 다짐했습니다. 아르바이트 대신 공부를 열심히하여 장학금을 받는 것이 효도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학우들과 소통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길 좋아했기에 DNCG회장, 멘토링, 행정조교 등을 통해 학창생활을 성실히 해나갔습니다. 결과는 한 학기를 제외한 채 모든 학기에서 장학금을 받았고 액수로 환산하니 천만원이 넘는 돈이었습니다. 물질적인 보상을 제외하고 꼬리표인 학점이 성실한 학교 생활을 증명해주는 듯싶었습니다.


#CP2. 졸업 이후 나의 삶

그때까지만 딱 좋았습니다. 알 수 없는, 어떤 형체인지 모르겠는 공허함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돌이켜보면 장학금이라는 수단이 공부라는 목표를 방해했던 것 같습니다. 수단이 목표가 되어버리는 우를 범한 것 같았고, 마음안엔 전공취업에 대한 갈망이 빈 채 껍데기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 때 생각했습니다. ’나의 삶엔 내가 없었구나. 4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늦지 않았고 타인의 기대에 맞는 삶이 아닌 나의 것을 해보자’

고등학교 시절 교지 편집부 의류 연재 경험을 살려 글로벌 패션 브랜드 ZARA의 SALES ASSISTANT 파트에 입사했습니다. VMD,CX,OPERATION,PROMOTION 등의 업무를 통해 고객을 만났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성에 따른 고객의 반응과 매출분석에 흥미를 느꼈고, 고객과 대화하고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을 즐겼습니다. 이런모습을 좋게 봐주신 매니저님 덕택에 3개월만에 빠른 진급과 매장컨트롤을 담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특성상,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우리 매장 고객의 ‘주 방문 시간대, 주 연령층, 성향, 핫셀러들의 소재, 패턴’ 등을 자세히 알지 못한채 근무하는 직원이 많았습니다. 저는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의 소리라도 들을 수 있도록, 그 이후 엑셀로 취합하여 고객경험 선순환을 이뤄내고자 건의했지만, 설문조사만 반영되고 데이터가공 및 정제는 집에서 혼자해보라는 소리와 함께 거절당했습니다.

비염을 앓고 있던 저는 의류 매장 특성상 노출된 먼지에 취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점점 더 심해지는 아픔에 장기 휴가를 신청했고, 이는 거절당했습니다. 아픔과 고객의 데이터적인 측면의 복합적 한계를 깨닫고 잠시 쉬기로 결정했고, 접점을 넓혀 온라인 고객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고객 데이터를 취합하여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하게 된 것 같습니다. ****주변에 도움이 ****없었던 터라, 저는 그 시작이 마케팅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200시간의 교육을 듣고, 국비지원 프로젝트 실습을 통해 실제 마케팅을 총괄하기도 했습니다. 마케팅을 진행하며 고객에게 소구포인트를 전해주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깊이 사고하는 것을 통해 고객을 처음 만나고, 그 접점에서 가설, 검증, 결과로 고객의 소리를 듣고 고객경험중심으로 기획해 나가는 것에 탁월한 강점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느꼈습니다. 마케팅이 다가 아니구나. 고객이라는 본질을 보고 들어야 하는구나. 그후 본질적인 고객을 들여다보기 위해 스타트업의 문을 두드리며 준비를 했습니다. 입사는 하지 못하였지만, 지인을 통해 연이 닿아 2주정도 프로세스를 체험해볼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배송,주문,채널톡을 통해 고객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리뷰를 분석하여 고객관련 키워드를 찾고 어떠한 고객들이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을 알려주시며 배움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객을 알고 그 출발점을 찾아가려는 과정에 동참하는 것이 뿌듯했습니다. 그 이후 2021년을 맞이했습니다.


#CP3. 도전의 시작점에 서있는 나 2021년 한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과 성장의 시간으로 삼았습니다. 나를 돌아보기 위해 서비스 관련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선, 지인과 함께 오프라인, 온라인 가리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해보기 위해 노력했고, 나아가 서비스 자격증 취득을 통해 서비스의 본질과 다양한 청사진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독서, 계정운영, 브런치 글쓰기를 통해 마음 속 혼탁한 생각들을 모으고, 언어와 글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지려 노력했습니다. 이것이 곧 고객을 만나기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이전 선행되어야 할 것은 고객의 마음을 알고 고객과 온전한 대화로 마주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화에서 튀기는 고객의 스파크가 존재하겠지만, 이를 컨트롤 하고 그들의 입장에서서 귀와 언어와 글을 통해 서비스와 상품을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고, 언어와 글로써 전달할 자신이 있습니다.

저는 고객 경험 관리자가 되어 고객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객의 만족스러운 경험을 위해 고객을 응대하고 → 고객의 소리를 데이터화 시키고 → 그 안에서의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 조직과 소통하여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 전체 조직에게 CS/CX의 중요성을 심고 → 최종적으로 비즈니스를 개선하여 수익으로 이어지도록 일조하고 싶습니다.

서툰 저에게 소중한 기회를 내어 주신다면, ’군시절 관심병사였던 제가 대대 모범병사가 되어 화천 시내를 알렸듯이, 장학금을 향해 도서관 불을 키고 끄고 나가며 누구보다 악착같이 공부 했듯이, ZARA에서 아들 졸업을 위한 고객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헌신을 했듯이,

기업의 성장을 위해 헌신적 사명의 삶을 감당해 나가는 사람이자, 일원이 되겠습니다.